이름은 쓰되 아이를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기
ADHD라는 이름은 아이의 주의력이나 행동이 걱정되는 부모가 가장 먼저 검색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안내에서 이 이름을 피하면 걱정하는 부모가 병원의 안내에 닿지 못합니다. 이름은 쓰되, 아이를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것이 안내 문구의 첫 원칙입니다.
ADHD 아이, 산만한 아이, 문제 행동을 하는 아이 같은 말은 아이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습니다. 이런 말을 읽은 부모는 상담을 받으면 내 아이도 그렇게 불릴까 걱정하고, 상담실 문을 열기 전부터 아이를 감싸려 합니다. 안내는 아이가 아니라 걱정을 주어로 씁니다. 아이의 주의력이나 행동이 걱정되는 부모,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처럼 쓰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도 아이에게 이름표를 붙이지 않습니다.
고쳐 준다는 말도 멀리합니다. 아이의 행동을 고쳐 준다거나 바로잡아 준다는 말은 아이를 고장 난 무엇으로 그리고, 부모에게는 상담이 아이를 바꾸는 곳이라는 기대를 줍니다. 상담은 아이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함께 이야기하고 도울 길을 찾는 진료라고 쓰면, 부모는 아이를 데려오는 일을 덜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이 원칙은 홈페이지와 대기실 게시물, 문자 안내, 전화 응대의 말에 함께 씁니다. 글로는 조심해 썼어도 접수 창구에서 직원이 ADHD 상담 오신 분이라고 이름을 부르면, 대기실의 다른 부모와 아이 앞에서 아이에게 이름표가 붙습니다. 창구에서는 상담 예약의 이름이나 아이의 이름으로만 부릅니다.
문구의 부분마다 쓰는 문장
아래 표는 ADHD 상담 안내 문구의 부분마다 쓰는 문장과 그 까닭을 정리한 예입니다. 실제 문장은 원장이 정합니다.
| 문구의 부분 | 쓰는 문장의 예 | 그렇게 쓰는 까닭 |
|---|---|---|
| 제목 | 아이의 주의력과 행동이 걱정될 때, ADHD 상담 안내 | 검색하는 이름은 담고 아이를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음 |
| 첫 문장 | 학교나 집에서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부모와 함께 이야기함 | 걱정을 주어로 써서 낙인을 피함 |
| 상담에서 하는 일 |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평가와 다음 차례를 의사가 설명함 | 진단을 약속하지 않고 차례를 알림 |
| 상담 뒤 | 필요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로 이어 드림 | 연계의 길을 미리 알림 |
표의 상담에서 하는 일 칸은 가장 공을 들일 문장입니다. 부모가 이 칸에서 알고 싶은 것은 상담을 받으면 무엇을 알게 되는지인데, 그 답을 진단으로 쓰면 약속이 되고 아무것도 쓰지 않으면 상담에 올 까닭이 사라집니다.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평가와 다음 차례를 의사가 설명한다고 쓰면, 약속하지 않으면서도 상담에서 얻을 것을 알립니다.
진단을 약속하지 않는 문장
한 번의 상담으로 ADHD인지 알 수 있다거나, 검사로 정확하게 진단한다는 문장은 부모에게 강하게 닿습니다. 그러나 주의력과 행동의 어려움은 한 번의 진료나 한 가지 검사로 정해지지 않는 일이 많고, 학교와 집에서의 모습, 아이의 발달과 다른 어려움을 함께 따져 의사가 판단합니다. 진단을 약속한 안내를 읽고 온 부모는 첫 상담에서 결론을 듣지 못하면 병원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안내에는 상담이 여러 번에 걸칠 수 있다는 것과, 학교생활의 기록이나 선생님의 의견처럼 부모가 모아 올 수 있는 자료를 씁니다. 어떤 평가를 할지와 몇 번의 상담이 필요한지는 의사가 아이를 만나 정한다고 쓰면, 부모는 첫 상담을 결론의 날이 아니라 시작의 날로 맞습니다.
치료에 대한 문장에서도 결과를 약속하지 않습니다. 약으로 좋아진다는 문장이나 몇 달이면 나아진다는 문장은 치료의 결과를 약속하는 말입니다. 치료가 필요할 때 어떤 방법이 있는지와 그 방법을 의사가 아이와 가족의 사정에 맞추어 함께 정한다는 것까지만 씁니다.
전화로 묻는 부모에게 하는 말
ADHD 상담을 묻는 첫 연락은 전화로 오는 일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가 ADHD 같은데 상담을 받을 수 있느냐는 부모의 말에 전화를 받은 직원이 그렇게 느끼실 만하다거나 아닐 수도 있다고 답하면, 직원의 한마디가 부모의 마음에서 판단처럼 남습니다. 직원은 아이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고, 상담에서 의사가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과 상담의 꼴을 알립니다.
전화에서 알릴 것은 상담이 일반 진료와 다른 시간으로 잡힌다는 것, 첫 상담에 모아 오면 좋은 자료, 상담이 여러 번에 걸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비용입니다. 이 네 가지를 직원이 같은 차례로 말할 수 있도록 원장이 정한 짧은 응대 순서를 접수 창구에 마련합니다.
이 전화는 대기실이 들리는 곳에서 받지 않습니다. 부모가 전화로 털어놓는 아이의 이야기에 직원이 맞장구치는 말이 대기실까지 들리면, 대기실의 다른 부모가 어느 집 아이의 이야기인지 짐작합니다. 상담 문의 전화는 접수 창구 안쪽이나 따로 떨어진 곳에서 받을 수 있게 전화를 돌리는 방법을 정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로 이어 주는 차례
소아청소년과에서 상담을 시작한 아이가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로 이어질 때, 부모는 병원을 옮기는 일보다 정신건강의학과라는 이름에 먼저 마음이 쓰입니다. 안내에 연계의 차례를 미리 써 두면, 그 이름을 처음 듣는 날 부모가 덜 놀랍니다.
| 연계의 차례 | 소아청소년과가 하는 일 | 부모에게 알릴 것 |
|---|---|---|
| 연계를 권함 | 의사가 상담과 평가를 바탕으로 연계를 정함 | 권하는 까닭과 연계가 무엇을 더하는지 |
| 자료를 전함 | 부모의 동의를 받아 상담 기록과 평가 결과를 전함 | 무엇을 누구에게 전하는지와 동의의 방법 |
| 예약을 돕기 | 연계할 곳의 예약 방법을 안내 | 예약까지 기다리는 기간이 길 수 있다는 것 |
| 연계 뒤 | 감기나 예방접종 같은 진료는 이어서 맡음 | 소아청소년과 진료는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 |
연계 뒤에도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이어진다는 것을 알리는 줄은 부모에게 큰 안심이 됩니다. 아이를 오래 진료해 온 의사와의 관계가 끊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부모는 연계를 버려지는 일이 아니라 도움이 하나 더해지는 일로 받아들입니다. 연계할 곳의 정보가 필요한 부모에게는 국립정신건강센터처럼 공공 기관이 내는 아동 정신건강 안내를 함께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아이도 읽는 대기실
초등학생이 된 아이는 대기실의 게시물을 읽습니다. 대기실에 ADHD라는 글자가 크게 쓰인 포스터가 걸려 있으면, 상담을 받으러 온 아이는 그 글자를 자기 이야기로 읽고, 다른 진료로 온 아이는 그 글자를 친구에게 붙이는 말로 배웁니다. 그래서 ADHD라는 이름이 담긴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와 상담실 안에 두고, 대기실에는 주의력이나 생활 습관이 걱정되면 상담할 수 있다는 짧은 문장만 겁니다.
상담 날 아이에게 건네는 말도 정합니다. 아이에게는 오늘 학교와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하러 왔다고 말하고, 아이가 잘못해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사와 부모가 함께 알려 줍니다. 상담이 끝난 뒤 아이가 눈물 자국이 남은 얼굴로 대기실을 지나지 않도록, 상담실에서 바로 수납 창구로 나가는 길을 정해 두는 병원도 있습니다.
상담을 시작한다는 소식
ADHD 상담을 새로 연다는 소식은 진료를 받는 모든 아이의 부모에게 닿습니다. 걱정이 없는 부모와 이미 걱정을 품은 부모, 이미 다른 곳에서 진료를 받는 아이의 부모가 같은 문장을 읽습니다.
상담을 새로 연다는 병원 소식 안내의 제목에 산만한 아이라는 말을 쓰면, 이미 진료를 받는 아이의 부모는 자기 아이가 병원에서 그 말로 불린다고 느끼고, 걱정이 없던 부모는 자기 아이를 그 말에 맞대어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ADHD 상담 안내 자주 묻는 질문
약물 치료를 한다는 것을 안내에 써도 되나요?
치료의 방법으로 약물 치료가 있다는 것은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의 이름이나 효과를 앞세우지 않고, 약물 치료를 할지는 의사가 아이와 가족의 사정을 듣고 함께 정한다고 씁니다.
학교에 낼 소견서를 써 준다고 안내해도 되나요?
소견서를 쓸지와 무엇을 담을지는 의사가 상담과 평가를 바탕으로 정합니다. 안내에 소견서를 써 준다고 먼저 쓰면 소견서를 받으려는 목적의 상담이 늘어나므로, 필요한 서류는 상담에서 의사와 이야기할 수 있다고만 씁니다.
아이가 상담을 싫어하면 부모에게 어떻게 안내하나요?
아이에게 상담을 벌처럼 말하지 않도록 부모에게 미리 알립니다. 첫 상담은 부모만 먼저 와서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병원도 있고, 어떤 꼴로 시작할지는 원장이 정합니다.
상담 예약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면 어떻게 하나요?
예약이 밀려 있다면 기다리는 기간을 안내에 솔직하게 쓰고, 그동안 부모가 모아 올 수 있는 자료를 알려 줍니다. 기다리는 동안 급한 어려움이 생기면 연락할 번호도 함께 씁니다.
부모 자신의 주의력도 상담받고 싶다는 문의에는 어떻게 답하나요?
소아청소년과의 상담은 아이를 위한 진료이므로, 부모 자신의 상담은 성인을 진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안내합니다. 아이의 상담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은 괜찮다고 알립니다.
대기실 게시물을 상담실로 옮기기
안내 문구를 정한 병원은 먼저 대기실에 걸린 게시물 가운데 ADHD라는 글자가 크게 쓰인 것을 찾아 상담실 안으로 옮깁니다. 대기실에는 주의력과 생활 습관이 걱정되면 상담할 수 있다는 짧은 안내만 남기고,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주소와 함께 작게 씁니다.
게시물을 옮긴 날, 접수 직원은 상담 예약을 부르는 이름을 상담 예약이나 아이의 이름으로 정하고, 예약 화면에 보이는 진료의 이름도 같은 말로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