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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만 강조하는 민감 진료과가 놓치는 것

민감 진료과가 익명성만 앞세울 때 진료의 흐름, 진료하는 사람, 비용처럼 환자가 의원을 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빠지는 문제를 설명합니다.

목차

익명성 문구가 덮는 정보

핵심 답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처럼 민감한 진료과의 홈페이지에는 「아무도 모르게」, 「익명으로 편하게」 같은 문구가 첫 화면부터 이어지곤 합니다. 진료 사실을 숨기고 싶은 환자의 마음을 헤아린 문구이지만, 그 문구가 화면을 채우는 동안 환자가 의원을 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빠집니다.

빠지는 정보는 주로 진료, 사람, 비용에 관한 것입니다. 이 의원에서 어떤 진료를 어떤 흐름으로 받는지, 누가 진료하는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입니다. 비밀이 지켜지는지를 확인한 환자는 그다음에 이 물음들을 꺼내는데, 익명성만 앞세운 홈페이지는 그 물음 앞에서 할 말이 없습니다.

빠지는 정보와 채우는 방법

익명성 문구에 밀려 빠지는 정보를 환자의 물음과 나란히 놓으면 채울 것이 드러납니다.

빠지는 정보환자가 묻는 것채우는 방법
진료이 의원에서 내 어려움을 진료받을 수 있는지처음 진료가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씀
진료하는 사람누가 진료하는지, 어떤 자격이 있는지원장의 이름, 전문의 자격, 일한 곳을 씀
비용얼마나 드는지, 건강보험이 되는지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비급여 비용을 씀

익명이라는 말의 한계

익명성을 강조하는 문구는 환자가 이름을 밝히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으려면 의원에서 본인 확인을 거치고, 진료를 받으면 진료 기록이 남습니다. 익명이라는 말이 이 사실과 다르게 읽히면, 환자는 접수대에서 신분증을 내밀 때 처음 들은 말과 다른 상황을 만납니다.

민감 진료과가 실제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진료를 받는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게 하는 일입니다. 익명이라는 큰 말 대신, 그 일을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를 씁니다. 차례를 부르는 방법, 서류에 적히는 것, 전화로 진료 여부를 묻는 사람에게 답하지 않는다는 원칙처럼 의원이 실제로 하는 일입니다.

진료의 흐름

민감 진료과를 처음 찾는 사람은 진료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몰라 망설입니다. 처음 진료에서 무엇을 묻는지, 진찰이나 검사가 있는지, 진료가 끝나면 무엇을 받는지를 순서대로 쓰면, 환자는 진료실에 들어서기 전에 그 시간을 미리 그릴 수 있습니다. 검사가 있다면 그 검사를 진료실에서 받는지 따로 마련된 검사실에서 받는지도 씁니다.

진료의 흐름을 쓸 때 진단명을 길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환자가 알고 싶은 것은 진료실에서 보낼 시간의 모습입니다.

진료하는 사람

익명성을 앞세운 홈페이지 가운데는 원장의 이름과 얼굴까지 감춘 곳이 있습니다. 환자의 사생활을 지키려는 마음이 의원 쪽의 정보까지 지운 셈입니다. 하지만 환자는 누가 자기를 진료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그 사람의 자격과 경력을 확인할 수 있어야 의원을 정할 수 있습니다.

원장의 이름, 전문의 자격, 수련하고 일한 곳은 사실로 씁니다. 사진을 실을지는 원장이 정할 수 있지만, 이름과 자격까지 감출 까닭은 없습니다.

의사가 여럿인 의원이라면 의사마다 이름과 자격, 진료하는 요일을 따로 씁니다. 처음 오는 환자는 예약할 때 어느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그 정보가 없으면 접수에서 그 물음부터 꺼내야 합니다.

비용

민감 진료과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와 검사가 많은 편입니다. 익명성 문구가 화면을 채운 홈페이지에서 비용을 찾지 못한 환자는 전화로 비용을 물어야 하고, 그 전화가 환자에게는 또 하나의 넘기 어려운 문턱이 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인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의원이 고지한 금액이 얼마인지를 씁니다. 비용이 사람마다 달라진다면 그 까닭과 대략의 범위를 함께 씁니다. 카드로 결제하면 결제 내역에 어떤 이름이 찍히는지도 비용 안내 곁에 씁니다. 비용을 묻는 전화는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받는다는 것도 비용 안내 곁에 씁니다. 비용 하나를 묻는 데에도 이름을 대야 한다고 여기는 환자가 전화를 미루기 때문입니다.

접수에서 일어나는 일

처음 오는 환자가 가장 긴장하는 때는 접수대 앞입니다. 접수에서 무엇을 묻는지, 신분증이 필요한지, 문진표를 어디서 쓰는지를 홈페이지에 미리 쓰면, 환자는 접수대에서 무엇을 내밀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알고 옵니다.

접수에서 일어나는 일마다 홈페이지에 미리 쓸 것이 있습니다.

접수에서 일어나는 일홈페이지에 미리 쓸 것
본인 확인신분증이나 본인 확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
문진표 작성문진표를 어디서 쓰는지
차례를 부르는 방법이름 전체를 부르지 않는다는 것과 그 방법
수납과 서류영수증과 서류에 무엇이 적히는지

익명성 문구로 채운 홈페이지에서는 이 정보가 가장 먼저 빠지곤 합니다. 접수에서 이름과 신분을 확인한다는 사실이 익명이라는 말과 맞지 않는다고 여겨서입니다.

위로의 말투

익명성을 앞세운 홈페이지는 위로의 말투로 쓰인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 드립니다」 같은 문장이 이어지면서, 정작 의원이 무엇을 하는지는 문장 사이에서 사라집니다.

위로의 문장을 모두 지울 필요는 없지만, 그 문장이 정보를 대신하지 않게 합니다. 위로의 문장 하나에 이어 진료의 흐름, 비용, 의료진의 사실이 바로 따라오도록 문단을 구성합니다. 위로의 문장은 한 문단에 하나를 넘지 않게 씁니다.

진료가 끝난 뒤의 정보

환자가 의원을 정할 때는 진료가 끝난 뒤의 일도 함께 따집니다. 다음 진료를 대략 어떤 간격으로 오게 되는지, 약은 의원 안에서 받는지 바깥 약국에서 받는지, 필요한 서류는 언제 발급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검사가 있는 진료라면 결과를 듣기 위해 의원에 한 번 더 와야 하는지도 환자의 일정에 바로 닿는 정보입니다.

익명성 문구로 채운 홈페이지에는 이 정보도 빠지곤 합니다. 진료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진료과일수록, 이어지는 진료의 간격과 약을 받는 방법은 환자가 일정과 비용을 가늠하는 데 필요한 정보입니다.

과마다 먼저 빠지는 정보

익명성 문구에 밀려 빠지는 정보는 진료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비뇨의학과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와 시술이 많아서 비용 정보가 가장 먼저 빠지고, 환자는 그 비용을 묻는 전화를 망설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진료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진료의 흐름과 진료하는 사람의 정보가 빠졌을 때 망설임이 가장 커집니다.

그래서 익명성 문구를 줄이고 정보를 채울 때, 두 과는 채울 순서가 다릅니다. 비뇨의학과는 비용부터, 정신건강의학과는 진료의 흐름과 의료진부터 채웁니다.

방문 통계로 읽는 빈곳

홈페이지 방문 통계에서는 환자가 어느 페이지를 거쳐 예약이나 전화 버튼까지 가는지가 드러납니다. 익명성을 앞세운 첫 화면에서 곧바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면, 그 사람들은 첫 화면에서 찾던 정보를 얻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비용 페이지나 의료진 페이지가 따로 있는데도 방문이 적다면, 그 페이지로 가는 길이 익명성 문구에 가려 있을 수 있습니다. 통계는 어느 정보가 찾기 어려운 곳에 있는지를 가늠하는 데 씁니다. 통계에서는 페이지 사이의 흐름만 읽고, 방문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문의 기록에서 읽는 빈곳

홈페이지에서 무엇이 빠졌는지는 의원의 초진 문의 기록에 드러납니다. 처음 오는 사람이 전화나 메신저로 물은 것을 물음의 종류로 나누어 세면, 비밀에 관한 물음과 진료, 의료진, 비용에 관한 물음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가 나옵니다.

홈페이지에 이미 답이 있는데도 같은 물음이 계속 들어온다면, 그 답이 익명성 문구에 묻혀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는 뜻입니다. 문의 기록은 홈페이지에서 무엇을 앞으로 꺼낼지를 정하는 데 씁니다. 물음을 나눌 때는 묻는 사람의 이름이나 번호는 빼고 물음의 내용만 옮겨 셉니다.

답을 쓴 의사의 이름

익명성에 가려 의사의 이름이 사라진 홈페이지라도, 의원이 쓴 진료과별 질문 답변마다 그 답을 쓴 의사의 이름과 자격을 밝힙니다.

민감 진료과 홈페이지 자주 묻는 질문

원장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꼭 실어야 하나요?

꼭 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장이 사진을 싣지 않기로 했다면, 진료실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다른 사진이나 원장의 인사말로 그 빈곳을 채웁니다.

홈페이지에 비급여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나요?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의원은 비급여 비용을 홈페이지에도 게시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민감 진료과도 예외가 아니어서, 익명성을 이유로 비용을 빼지 않습니다.

가족이 함께 읽을 수도 있는 홈페이지에 진료 정보를 자세히 써도 되나요?

홈페이지의 진료 정보는 의원에 관한 정보여서, 누가 읽어도 특정 환자의 사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환자가 원장의 전문의 자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 찾기 서비스에서 의원의 진료과목과 전문의 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그 확인 방법을 함께 알리는 의원도 있습니다.

처음 진료에 걸리는 시간도 써야 하나요?

대략의 시간을 범위로 쓰면, 환자가 일정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날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씁니다.

진료실의 순서대로

홈페이지에 쓰는 진료의 흐름은 원장이 진료실에서 실제로 하는 순서대로 씁니다. 다른 의원의 안내를 옮겨 온 흐름은, 처음 온 환자가 진료실에서 겪는 순서와 다른 채 홈페이지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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